2007년 같은 6억대 아파트.. 지금 서초 10억, 용인 3억5천

파이낸셜뉴스 | 2013.10.13 오후 5:09
희비 엇갈린 ‘버블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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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지역 대부분 아파트 값이 지정 전인 2005년과 비교해 격차가 크게 줄었지만 서울 서초구만 큰 폭으로 올라있다. 매매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경.
"수년간 버블세븐 지역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서울 서초·강남구는 잘나가는 편이죠. 입지나 교통이 좋고 학군까지 우수하다 보니 아파트 값이 높아도 찾는 사람이 꾸준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있습니다."(서초구 반포동 인근 S 공인 관계자)

"경기 용인 수지는 중대형이 많다 보니 아파트 값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최고 6억원 가까이 하던 아파트가 현재 3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니 반토막 났다고 봐야죠. 더 떨어지기 전에 팔고 나가려는 사람은 많지만 쉽게 매수하겠다는 문의는 없는 실정입니다."(용인 수지구 상현동 인근 K 공인 관계자)


【 서울·용인(경기)=이정은 기자 고민서 수습기자】 버블세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서울 서초구는 최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가 확정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경기 용인은 최고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에 비해 아파트 매매가가 줄곧 급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지구는 중대형 아파트를 기피하는 분위기 탓에 매매가가 떨어지면서 담보대출로 집을 샀던 사람들이 대거 하우스푸어로 전략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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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대비 현재 아파트 매매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경기 용인 일대는 좀처럼 부동산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수지구의 타격이 컸다. 용인 수지구 만현마을 일대 전경.

■시장 침체에도 끄떡없는 서초

13일 찾은 서초구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소는 부동산 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대체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인근 B 공인 관계자는 "1단지가 본격적으로 재건축 시행 절차를 밟으면서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최근 한 달 사이에 매매가가 1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 버블세븐이 지정됐던 지난 2006년 6억3000만~7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72㎡는 현재 10억4000만~1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또 전용면적 84㎡ 역시 매매가가 5억원 이상 오른 17억5000만~18억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최고 20억원을 호가했던 전용 84㎡는 지난해 최저점이던 때도 매매가 15억원 선으로, 여전히 버블세븐 지정 이전보다 현저히 오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초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및 반포자이 역시 여세를 몰아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자의 전언이다. 반포동 인근 L 공인 관계자는 "서초구 일대에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등 재건축을 마친 고가의 새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3~4년 사이 3.3㎡당 평균 매매가가 250만원가량 상승했다"면서도 "반포주공1단지까지 재건축되면 서초구 일대가 강남구 못지않은 고급 주거단지로서 호재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8·28 전·월세 대책에 대해서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D공인 대표는 "최근 매매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나마 재건축 호재 때문이지 이 지역 전세난을 잡거나 실거주자 위주의 매매로 돌아서게 하는 움직임은 크게 돕지 못했다"며 "현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가 8억7000만~9억8000만원선에, 84㎡는 12억3000만~14억4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고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매거래는 실거주자가 아닌 투자자 중심"이라고 전했다.

■'버블세븐 옛말'…식어버린 용인

서초구와 달리 용인 일대 공인중개소는 사뭇 한산한 느낌이었다. 지난 2007~2008년 당시 용인에서 가장 큰 호황을 누렸던 수지구는 현재 거리에 빈 점포가 즐비하고 앞다퉈 미분양 매물을 처리하려는 홍보 현수막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기흥구나 처인구에 비해 대형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인 수지구는 버블세븐 후폭풍이 심하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한다. 수지구 풍덕천동 인근 O공인 관계자는 "2005~2007년 호황기일 때 집값이 무려 40% 가까이 상승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급락하더니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중대형 중심으로 너무 많은 물량이 공급되면서 구매력이 떨어지고 덩달아 매매가도 좀저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지구 상현동 인근 S공인 관계자 역시 "지난 2007년 최고점을 찍을 당시 6억5000만원을 호가하던 만현마을 쌍용1차 전용 121㎡가 현재 3억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며 "중대형 아파트는 대개 버블세븐으로 지정된 2005년 이후 2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현재까지 평균 매매가가 2억원 이상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현저히 낮아진 상황이어서 전세난에 지친 일부 실거주자가 용인지역 아파트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를 하고는 있지만 최고 호황일 때 산 사람들은 팔지도 못하고 반토막 난 집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