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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 난다긴다 하던 소위 '선수'들도 다 깨지고 있어요. 이럴 땐 쉬는 것도 전략입니다."

 지난해 '아파트의 몰락'(랜덤하우스)이란 책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남우현씨(36·그림)는 올 한해 부동산시장 투자에 대한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특히 주택수급과 대출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집값이 적어도 10%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보탰다.

 남씨는 현재 부동산개발업체 유플러스개발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통상 부동산개발회사 직원이라면 억지로라도 시장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 마련이다. 시장에 대한 확신없인 부지를 선정하고 건물을 지은 후 투자자에게 부동산상품을 판매하는 일련의 행위를 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아파트로 대표되는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올해도, 앞으로 10년 내에도 전성기인 2000년대 중반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남씨는 "일부에선 인구 자체가 줄더라도 1∼2인가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부동산시장은 건재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통계의 함정"이라며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가구수는 500% 증가했지만 2010년부터 2030년까지는 38% 정도만 늘어나 예전만큼 공급을 떠받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97%로, 100% 미만인 서울의 주택보급률에 대해서는 "고시원, 원룸텔은 현행 법상 '주택'에 포함되지 않아 주택보급률 통계에서 빠졌다"며 "2010년, 2011년에 고시원 건축이 폭증했음을 감안하면 서울의 실질 주택보급률은 104∼105% 정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씨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막대한 대출을 받고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집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을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되지 않아 걱정하는 집주인들에겐 3가지 조언을 건넸다.

우선 도배, 장판을 새로 하고 필요 없는 가구는 없애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하며 지역 내 가장 유명한 부동산업소에 매물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는 "이들 3가지 조건이 하우스푸어 출구전략의 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필요조건은 된다"며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일단 해보면 매도 가능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3040에겐 집을 사는 대신 전·월세제도를 이용하라고 충고했다. 현재 분양가 수준으로 볼 때 막대한 금액의 대출이 필연적인 데다 집값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한달 가구소득이 원리금 균등 상환액의 3배 이상일 경우 주택 구매를 검토해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균등 상환액이란 원금을 갚으면서 이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산정된 상환액으로, 통상 1억원을 대출할 경우 월 84만원 수준이다.

남씨는 끝으로 서울 외곽 단독주택지는 그나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도 막대한 손실을 보는 시기여서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꼭 하겠다면 경기 가평·광주 등 외곽 단독주택지 투자를 권한다"며 "강남에 몰린 부자들이 40년 된 낡은 도시에서 서울 외곽으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