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 말다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국 워싱턴대의 고트만(John Gottman)박사와 그 동료들은 부부의 불행이나 이혼은 부부 갈등이나 말다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다툼 방식에 있다고 보고한다. 33년이란 긴 부부 임상 연구 끝에 그들은 부부 갈등이나 말다툼 자체가 부부의 불행감이나 이혼율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관찰했다. 상식과 다르게 전혀 갈등이나 부부 싸움을 보이지 않던 부부가 어느 날 이혼을 하고 반대로 종종 말다툼을 하던 부부는 시간이 지나가며 오히려 더욱 견고한 부부생활을 누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부부의 불행이나 이혼은 부부 갈등이나 말다툼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갈등이나 말다툼 방법에 있다고 보고한다. 최근 고트만 박사와 그 연구팀이 저명한 과학지인 네이쳐(Nature)지에 33년간 연구한 결과를 실었다. 이 보고서에는 그들이 만든 이혼 예측 공식에 따라 결혼한 미국인 부부 700쌍을 대상으로 가까운 미래에 이혼할지 여부를 예측한 결과, 약 94%의 부부의 이혼을 정확하게 예측했다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혼을 예측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다. 임상 실험실에서 전문가가 부부에게 약 15분 동안 돈, 자녀양육, 성관계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물어본 후 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도록 한 후 밖에서 그들의 말다툼 모습을 관찰한 후 이혼 예측한 것이다. 말다툼 중 어떤 모습을 보인 부부들이 이혼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이혼에 이른 부부들에게서 네 가지 위험 신호들을 관찰했다.첫째 신호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부정적인 ‘좋지 않은 첫마디’로 시작한 부부들이었다. 고트만과 동료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마디가 부정적이거나 좋지 않으면 둘 중 어느 한 명이 중간에 완화책을 내놓더라도 반드시 나쁜 결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예로 제시한 대라와 올리버 부부가 그런 경우다. 대라는 가사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에게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요. 여태껏 당신에게 부탁했는데도 한 달이 지나도록 그대로잖아요!” 또는 “당신은 무능해도”와 같은 부정적 질책이거나 인식 공격적 말로 시작한다. 비록 조용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분명히 ‘좋지 않은’ 부정적 첫마디이다. 이런 갈등이나 말다툼 습관은 결국 4년 후 그들의 결혼 파경에 이르게 했다고 고트만은 고보한다. 그의 충고는 “첫마디가 나쁘면, 일단 나쁜 결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좋지 않은(부정적) 첫마디로 대화가 시작되었다면, 대화를 중당하고 한 호흡 쉬었다가 첫마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혼에 이른 부부들이 갈등해결이나 말다툼 과정에 보이는 두 번째 신호는 부부 관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4가지 요인인데, 그 피해순서대로 배열하면 비난, 모욕, 자기변호, 도피이다. 먼저 비난에 대해 살펴보자. 고트만은 비만을 불만과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누구나 함께 사는 사람에게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만과 흠을 들추어내는 비난에는 큰 차이가 있다. 불만은 배우자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났을 때에 생겨나는 것이지만, 비난은 그 이상의 것으로서 상대방의 성격, 인격, 능력을 훼손하는 언어의 무기와 같다. ...불만은 어떤 행동에 대한 것이지만, 비난은 상대방의 인격 전체를 중상하는 행위이다. 예들 들면, “어젯밤 주방 바닥을 청소하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화가 났어요” 하는 것은 불만이지만,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잊어먹기를 잘하죠? 당신 당번 날인데도 언제나 내가 바닥 청소를 해야 하다니 지긋지긋해요” 하는 것은 비난이다. 살다보면 이런 비난을 종종한다. 문제는 항상 이런 비난형 대화를 하는 것이다. 고트만의 충고는 불만을 말할 수 있지만 비난은 금하라는 것이다.모욕은 상대방에게 빈정거리는 말로 대하거나, 상대방이 싫어하는 이름으로 부르거나, 상대방이 말하고 있을 때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려서 부르거나, 조소하거나, 상대방을 흉내내거나,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농담 등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상대에 대해 혐오감을 품게 하므로 부부 관계에 맹독(猛毒)으로 작용한다. 자기변호는 변명이나 핑계로 듣는 이에게는 단순히 말하는 이의 입장을 방어하는 것 이상으로 들린다. “문제는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당신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려 비난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변명과 핑계는 결국 본격적인 충돌로 확대되어 가기 때문에 부부관계를 파괴하는 요소가 된다. 이혼하는 사람들은 실제 비난, 모욕, 그리고 자기변호 중 어느 한 가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 요소를 릴레이 바통처럼 서로 넘겨주며 다툼을 계속 이어간다. 고트만 박사와 그 동료가 관찰한 대라와 올리버 부부의 말다툼 경우가 그렇다. 그들은 항상 잘못된 첫마디로 시작해서 비난과 모욕으로 이어지다가 팽팽한 자기변호에 도달해서는 더 이상 말해보았자 소용없다는 듯이 빈정거리는 냉냉한 대화로 끝내 버린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 때 어느 한쪽에서 말해보았자 소용없다는 강한 좌절의식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상대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보다는 피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고트만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대부분 남성이 도피자가 된다고 한다). 이 도피가 결혼에 위기를 가져오는 네 번째 요소다. 도피 상태에서 도피자는 상대에게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엉뚱한 방향에 시선을 두면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돌처럼 무감각해져 버린다.” 고트만은 이 4가지 위험 요소(비난, 모욕, 자기변호, 회피)만 존재하는 부부의 경우, “82%퍼센트의 정확성을 가지고 이혼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도피로 일관하는 올리버에게 더 큰 좌절감을 느낀 대라는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면 비난, 모욕, 그리고 자기변명을 소나기같이 부어대며 남편으로 하여금 그런 규탄의 홍수에 빠지게 한다. 고트만은 사람이 3가지 위험 요인을 홍수에 빠진 것처럼 너무 많이 듣게 될 때, 생체적인 변화가 일어나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을 껍질 속에 가두어 버리게 된다.”고 보고한다. “배우자의 비난이나 모욕하는 말의 홍수를 뒤집어쓰게 되면 될 수록, 극단적으로 상대방을 경계하게 되고, 언제 또다시 배우자가 분노를 폭발시킬지 몰라 두려움에 떨게 된다. 올지 이 폭발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렇게 하려면, 상대방과 감정적인 관계를 끊어야 한다.” 이런 상태를 정서적 이혼이라 하는데, 이 상태에 이르면 부부가 비록 법률적 이혼은 하지 않았을 망정, 이미 마음으로는 이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규탄의 홍수가 이혼에 이르게 하는 세 번째 신호이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신호들이 지속될 때 서로 적의에 가득차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것을 화해와 타협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상태가 더욱 진행이 되면 어느 쪽의 회복시도도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는데, “...회복 시도가 성공하지 못한 부부의 경우 그 정확도(이혼 확율)는 90퍼센대에 이른다”고 고트만은 보고한다. 이것이 이혼에 이르는 네 번째 신호이다. 이 모든 위험 신호들이 보여질 때 항상 동행하는 위험 신호는 그들이 모두 흥분 상태에 이르는 “몸짓”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들 들면, 위의 신호들이 보일 때 부부의 맥박이 모두 100에서 165까지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30세 남성의 정상 맥박수는 1분에 76회 전후이고, 여성은 82전후이다). 따라서 부부 말다툼에 흥분을 금물이다. 고트만은 회복에 성공하는 부부들의 공통점은 흥분시 서로를 식힐 수 있는 휴식기를 갖는다는 것을 관찰했다. 예들 들면, 건강한 부부들은 대화가 점점 달아오를 때 누군가가 “잠깐 쉬자”, “기다려 줘, 내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계속 하고 싶은데 내가 너무 흥분되서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잠시 후 식히고 다시 이야기 합시다” 등의 말로 서로 식힐 수 있는 시간을 준다. me구독하기덧글0덧글쓰기보내기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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