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前인가, 어느 날 아침에 막 출근해서 책상에 앉는데 안사람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 왔어요..
방금 미국에 있는 작은 녀석이 울면서 전화를 했는데, 누가 죽었다고 하면서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데, 애가 겁에 질려서 벌벌 떨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바로 전화를 했더니, 그냥 엉엉 울면서 한국으로 돌아 가고 싶다고만 하는 것입니다.
한참 달래고 진정시켜서 얘기를 들어 보니까, 조금전 강의실로 가는 도중에, 위에서 무슨 기척이 있어
고개를들어 보니까 어떤 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 내렸는데, 순식간에 자기 발 앞에 떨어져 죽었다는 것 입니다.


순간 온 몸이 굳어 버리고, 말도 안나와서 , 그냥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는데, 옆에 가던 여학생이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이 달려 오고, 구급차가 오고 할 동안 자기는 아무것 도 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떨어지는 학생의눈을 본것 같은데, 그 눈동자를 지울 수 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자꾸 우는 것입니다.


얼마나 놀랐을까요? 낯선 땅에서, 바로 코 앞에 사람이 떨어져 죽는 것을 목격 했으니, 얼마나 무섭고 떨리겠습니까?
누가 이 아이를 위로하고 힘이 될 수 있을까, 아버지로써 내가 할 일이 없다는 것이 그때 만큼 안타까웠던 적이없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 만큼 간절하게 기도 했던 적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보면서, 그 가족들이 열흘씩이나 애태우며 잠못 이루는 모습을 보며, 그 부모들의 가슴이 다 타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하루 하루 시간이 가면서, 곧 무슨 좋지않은 일이 벌어 질것 같은 두려움과, 무장 괴한들의 위협아래 오들 오들 떨고 있을 자식들의 공포를 대신 할 수없는 부모들의 심정이 어떨지, 여러분 헤아려 보십시요..


부모된 마음이란 그런 것입니다. 목숨까지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부모일 것입니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함께 간절하게 기도 하는 일 입니다. 흥분하여 탈레반의 소행을 비난하거나, 그 험지까지들어간 선교봉사단의 무모함을 탓하고 있기에는, 그들의 억울하고, 불안하고, 애끓는 사정이 더 긴박하고, 안타깝습니다.



형편이나, 경우는 달랐을 지라도, 우리 부모님도 그 같은 일을 많이 겪으셨을 겁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보면서, 내가 어려움에 있었을때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가슴을 다 태우셨겠구나 하며, 돌아가신 부모님이그리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장마도 다 가고, 한 여름으로 성큼 들어서는 시기입니다. 부모님 살아 계시거든잘 익은 수박 한덩이 사 들고 가서, 얼음 넣고 시원한 화채 만들어서, 새까맣게 탄 가슴을 조금이라도 식혀 드리세요...


*"네" 라는 말만으로도 기쁨이 샘솟는다.




------동부생명 조재홍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중에. 일부 발췌한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