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 해도 포장해가는 패스트푸드는

"포장컵따위 니나 많이 들고 가셈"할 정도로 가치를 두지 않았고

백원이라는 거금(..)은 줄 생각도 못했다.


아파트에서 슈퍼맨처럼 부상하는 검은 고양이 그림자.

라고 생각했던 비닐봉지도 요즘에는 10원을 줘야 준다.

하지만 예전엔. 그런데다 안싸주면 가게-_-망했다.


.... 상황은 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것은 본인이 ㄹ 군에게 들은 실제 상황이다.


당시의 맵도날도는 콜라가 부족하면 리필이 가능했다.

그래서 햄버거 세 개에 콜라 하나.를 시켜도 콜라는 충분했다.



당시 고교생이던 ㄹ군은 친구 네 명과 함께 맵도날도를 자주 들렸다고 한다.

토요일, 친구들과 맵도날도 앞을 지나던 ㄹ군은

식사 때도 됐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맵도날도로 들어갔다.


주문을 하려던 순간,

지갑을 집에 두고 나온 사실을 알아버린 ㄹ군은 고민에 빠졌다.

'ㅆㅑㅇ.. 또 돈 빌리면 그지라고 욕할텐데.. =_"= '

-_- 지금 생각해보니 ㄹ군은 항상 빈곤했던 것 같다.;;


절묘한 아이디어가 생각난 ㄹ군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즐기기 위해서'라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애들아, 우리 게임해서 지는 사람이 쏘는 건 어때!!ㅋ"

라고 외쳤다.

다행히 부유했던 ㄹ군의 친구들은

" ㅇ_ㅇ 무슨 게임?? "

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탄생된 이 게임. 방법은 이러하다.


먼저 공평하게 돈을 모아 콜라를 한 잔 시킨다.

그리고 다섯 명이 둘러 앉아서 차례대로 한 모금씩 마시는 거다.

마지막 한 방울을 사수하지 못하고 끝내 마셔버린 사람은

다시 카운터로 가서 리필을 받아오는 거다.

... 리필을 거부당하는 사람이 쏘자!


정상적인 인간이라며 손사레를 치며 쪽팔림을 거부했을 법도 한대.

문득 제일 거부할 것 같던 친구 ㅈ군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 이야.. 진짜 잼겠다 함 해보자! "


하필 자리는 카운터 바로 앞이었다고 한다.


총대를 맨 ㄹ군.

"누나, 콜라 하나 주세요^ㅡ^"

"하나요?; ㅇㅡㅇ"

"네 ^ㅡ^"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하여 콜라는 룰렛판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웃으면서 꺅꺅거리는 친구들의 밝은 분위기에 ㄹ군도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에이, 쬐끔 남았네. 그냥 다 마시고 내가 리필해온다.ㅋ"

자신이 걸린 ㄹ군.

누나에게 상큼하게 다가가서 리필을 신청했다.

"누나^^ 리필해주세요"


상황이 이상한 걸 알아챈 알바누나.

하지만 자신이 맵도날도 알바라는 현실 속에서 미소로 화답했다.

" ^^ 네 여기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리필하면 양이 본디 양의 한 반쯤 된다.


또다시 돌아가는 룰렛.

ㄹ군과 친구들은 살살 웃어가며 서로 코가 시큰하다는 둥 떠들었단다.

왕창 마시기 치사하게 마시기 소심하게 마시기 등.

-_-;; 그단새 스킬도 늘었다.


룰렛이 돌고 돌고.. 다시 걸린 ㄹ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 누나^^; 리필요?;"

" -_- 네 여기있습니다. 더 필요하신 것 없으세요?"

" ^^; 어,없는데요."

미소는 어디 갔는지 알바생의 표정이 덤덤해지고...-_-;

한 4분에 1쯤 채워진 콜라.


위기를 필사적으로 모면하기 바쁜 ㄹ군.

대략 5 번째 시도를 할 무렵.

"저기.. 이러시면 곤란하거든요 -_-"

-_- 알바생은 점장에게 살포시 꼰지른 듯 하다.

결국 그날의 밥은 억울하게도 ㄱ군이 샀다고 한다.



사건은 그 다음부터였다.


그 후 며칠 뒤 토요일. 다시 맵도날도를 지나가게 된 다섯명.


햄버거를 먹은지 며칠 안되어 별 생각없던 일행에게

억울했던 ㄱ 군이 대뜸

" ... 우리 또 내기하자! "

라고 외치며 친구들을 끌고 맵도날도로 들어갔다.-_-



-_- 그 알바생이 또 있었다;!


그녀는 ㄹ군과 일행이 콜라를 시키자마자

매장(?)안의 모든 알바생들에게 "쟤들이 걔들"이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날의 룰렛은 또 돌고 돌아 콜라 가스가 코끝을 자극할때까지 마셔댔다.


-_- .... 여섯번째.

알바생 누나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ㄹ군과 일행을 노려보았다.

남자에겐 밥맛 여자에겐 왕자로 여겨지던 ㅈ군은

머리를 살포시 뒤로 제끼며 심각한 표정으로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 ..누나만이 절 살릴 수 있어요."

-_- ... 알바생. 바로 리필 들어간다.


-_- ... 일곱번째. ㄱ군이었다.

ㄱ군은 평범한 외모와 수줍은 미소로 알바생에게 다가갔다.

뚜껑없는 빈 콜라컵에 빨대 하나를 들고 달랑달랑 카운터로 가는 ㄱ군.

오늘도 ㄱ군이 밥을 내리라 기대하는 4명의 반짝이는 눈동자.

그.러.나.

ㅈ군의 밥맛스러운 스킬을 터득해버린 ㄱ군은

그 스킬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

그가 목을 크게 좌우로 꺾으며 소리를 낸다. "아~아."

동시에 손가락이 퉁긴 빨대가 현란한 회전을 하면서

컵에서 튕겨 나갈 듯 돌다 오르더니 사뿐히 회전하면 가라앉는다.

"아아. 누나. 리필요."

-_- 때릴듯한. 알바생은 머뭇거리더니 쥐오줌만큼 리필해준다.


.... 그 날의 영광은 ㄹ군이었어라..!! ㄱ군의 할렐루야 천상의 아리아 -_-;;;



그 때부터였다. 맵도날도 무한리필은 그들의 레져생활 일부가 되었다.-_-;


..이런 일도 있었다.

-_-; 하루는 다섯 명이 들어가자 마자 알바생 전원이 그들을 보고 긴장한 후

... 쑥덕거리더란다.

'야 쟤들 또 왔어' '쟤들이 그..' '야 나보고 리필해달라면 어쩌지?;'

-_-;; 완전 연예인이다.


스킬과 아템의 발전..


얼마 후 맵도날도의 사정은.. 이런 정도로 발전했다.


일반 리필이라면 6번도 무리가 있는 데.

ㅈ군은 겨우 사정사정해서 6번의 난관을 벗어났다.

헌데 그 뒤를 이은 ㅎ군은 별탈없이 9번까지 무사히 성공하는 것이다.

어의가 없다는 ㅈ군은 당장 달려가 맵알바생에게 따졌다.

"아까 저보고는 안된다면서요!!! 쟤는 왜 두번이나 다 리필해줘요! >ㅇ<"

...

...

그 알바생은 머뭇거리다가

수줍고 미안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저 학생한테 5천원 걸었거든요.^^;

저번주에 학생한테 걸었다가 5천원 손해봐서.. 오늘은 꼭 따야되요^^; "



... 맵도날도 무한리필. -_-; 내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출처 - 웃대